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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가 인터뷰

한소이 — 정오의 빛을 그리는 이유

2026.02.24 · 6분 읽기 · Lumora 편집팀

한소이의 화실에는 커튼이 없다. 정오 무렵이면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너무 강해 인물의 이목구비가 하얗게 지워지는데, 작가는 그 순간을 오히려 기다린다. "얼굴이 다 보이지 않을 때 그 사람이 더 잘 보인다고 생각해요."

그는 유화 물감을 두껍게 쌓지 않는다. 대신 얇은 층을 반복해서 겹쳐 올려, 아래 색이 위 색을 은은하게 밀어 올리도록 만든다. 이 방식으로 완성한 작품은 가까이서 보면 색이 겹겹이 쌓여 있지만, 멀리서 보면 하나의 빛 덩어리처럼 읽힌다.

"커미션으로 인물화를 의뢰받을 때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이 사람을 언제, 어떤 빛 아래에서 가장 많이 떠올리시나요예요." 그에게 초상은 얼굴을 옮기는 일이 아니라,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빛을 옮기는 일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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